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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막염과 심근염의 개념과 의의
심막염(Pericarditis)과 심근염(Myocarditis)은 모두 심장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지만, 염증이 위치하는 부위와 병태생리 기전이 다르다. 심막염은 심장을 둘러싼 이중의 막인 심낭(pericardium)에 염증이 발생하는 상태를 뜻하며, 심근염은 심장의 근육층인 심근(myocardium)에 염증과 세포 손상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 두 질환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흉통·부정맥·심박출량 감소 등 임상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심각할 경우 심장 압박 증후군(cardiac tamponade)이나 급성 심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결정적이다.

 

심막염의 병태생리와 분류
심낭은 외층의 섬유층(fibrous pericardium)과 내층의 장액층(visceral 및 parietal serous pericardium)으로 구성되며, 이 사이에 소량의 장액이 있어 심장 박동 시 마찰을 최소화한다. 심막염이 생기면 이 공간에 염증 세포와 삼출액이 모이고, 심낭 두께가 두꺼워지거나 유착이 발생하게 된다.

  • 급성 심막염: 수일 이내에 갑작스러운 흉통과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나며, 바이러스 감염 후나 심장 수술·외상 이후에 흔히 발생한다.
  • 아급성 심막염: 급성과 만성의 중간 형태로, 4~12주 정도 증상이 이어지지만 대체로 자연 소실을 보인다.
  • 만성 심막염: 3개월 이상 증상·영상 소견이 지속되거나 재발을 반복하며, 결핵·자가면역질환·악성 종양·방사선 요법 후 발생하는 섬유화형이 존재한다.
  • 심낭삼출(Pericardial Effusion): 심낭강 내에 과도한 액체가 축적된 상태로, 빠르게 축적되면 심장 압박 증후군으로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심근염의 병태생리와 분류
심근염은 심근 세포 수준에서 염증·괴사가 일어나 심장 수축력과 전도계(conduction system)가 손상된다. 조직 병리학적으로는 림프구·호산구·거대세포가 침윤하고, 괴사 부위가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 바이러스성 심근염: 엔테로바이러스(코크사키 B군), 파보바이러스 B19, HHV-6,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가 직접 감염 후 면역반응을 유발
  • 자가면역성 심근염: 전신 홍반 루푸스, 샤르코트-마리-투스 병 등 자가항체가 심근을 표적
  • 과민성(약물성) 심근염: 약물(항생제, 항경련제) 과민반응으로 호산구 침윤이 두드러짐
  • 독소성 심근염: 알코올·코카인·항암제(트라스투주맙 등) 독소로 인한 세포 손상
  • 기생충성·진균성·세균성 심근염: 샤가스병(트라이파노소마 크루지), 디프테리아, 리스테리아, 칸디다 감염 등이 드물지만 심각

원인 인자 상세 분석

  1. 감염성 기전
    • 혈류 전파: 전신 감염(패혈증) 시 병원체가 혈액을 타고 심막·심근으로 도달
    • 직접 연속 전파: 폐·흉벽 감염이 주변 조직을 통해 확산
    • 림프 경로: 림프절을 통해 병원체가 전파
  2. 비감염성 기전
    • 자가면역 반응: 외부 항원 제거 후 항체가 심장 조직을 공격하며, 면역 복합체 축적
    • 약물·독소: 특정 약물 대사 산물이 심근세포를 손상
    • 방사선: 흉부 방사선 치료 후 수개월~수년간 서서히 심낭·심근 섬유화
    • 외상·수술 후 면역 반응: 관상동맥우회술·판막수술 후 자가항체 유발

임상 증상의 다양성

  • 흉통:
    • 심막염: 등·어깨·목으로 방사될 수 있으며, 앞으로 구부리면 경감되고 누우면 심해지는 특징
    • 심근염: 허혈성 통증 없이 전신 쇠약감 동반
  • 호흡곤란:
    • 심낭삼출이나 심장 압박 시 급격히 발생
    • 심근 기능 저하 시 만성 호흡곤란
  • 부정맥:
    • 심근염: 심방세동·심실빈맥·AV 차단 등 다양한 전도 이상
    • 심막염: 심낭 압박으로 저전압 QRS 발생
  • 전신 증상: 발열·근육통·식욕부진·체중감소 등이 심근염에서 흔함
  • 심박출량 저하 증상: 피로·실신·말초 냉증·부종
  • 심낭 마찰음: 심막염 초기 청진 시 마치 가죽 끈 비비는 듯한 소리가 들림

진단 검사 및 해석

  1. 혈액 검사
    • 염증 지표: WBC 상승, CRP·ESR 증가
    • 심근 손상 지표: Troponin I/T, CK-MB 상승 패턴(발병 후 36시간 이내 상승, 4872시간 후 정상화)
    • 항체 검사: 자가면역성 시 ANA·RF·ANCA 등
  2. 심전도(ECG)
    • 심막염: 광범위한 ST 분절 상승, PR 분절 하강(특히 aVR), Stage I~IV 변화 단계별 관찰
    • 심근염: 비특이적 ST·T 파형 변화, 저전압 QRS, 심방·심실 전도 차단
  3. 흉부 영상
    • X선: 과량의 심낭삼출 시 ‘물주머니’ 모양 심장 그림자
    • 심초음파(2D, Doppler): 심낭액 양(>50mL 정량적 평가), 심낭벽 두께, 심실압 변화, 심근 수축력 저하
    • CT/MRI:
      • CT: 심낭 석회화·비후, 종양·결핵 여부 탐색
      • MRI: T2 강조 영상에서 조직 부종, Gadolinium 조영 후 LGE로 섬유화·괴사 부위 확인
    • 핵의학 검사(PET, SPECT): 대사 활성도 평가, 육아종성 염증 탐색
  4. 침습적 검사
    • 심낭천자(Pericardiocentesis): 심낭액 성상(삼출 vs. 누출), 세균 배양, 세포진 검사(악성 세포 유무)
    • 심낭 및 심근 생검:
      • 심낭 생검: 결핵·말초 림프종 등 조직학적 확진
      • 내막심근생검(EMB): 림프구 침윤·괴사 양상·원인 병원체 확인, 면역억제제 투여 판단 근거
  5. 24시간 홀터 모니터
    • 간헐적 부정맥 발견 및 증상-부정맥 상관관계 분석

치료 전략과 세부 지침

  1. 심막염 치료
    • 비약물 요법: 안정, 좌위 휴식, 심장 부담 최소화
    • NSAIDs: 이부프로펜(600–800mg/일) 또는 인도메타신(50mg × 3회) 1–2주 후 점진 감량
    • 콜히친: 0.5–1.0mg/일, 최소 3개월 투여로 재발 감소
    • 코르티코스테로이드: NSAIDs·콜히친 불응 시, 자가면역성·결핵성인 경우 저용량 장기 감량
    • 생물학적 제제: 안라키나(IL-1 억제제), 리로나셉트(IL-1 수용체 융합단백) 연구 단계
    • 침습 시술:
      • 심낭천자: 응급 심장 압박 완화
      • 심낭창(Pericardial Window): 재발성 삼출·흉통 조절
      • 전측부 심낭절제술: 섬유화성·협착성 심낭염에서 유일한 근치술
  2. 심근염 치료
    • 지지 요법: 수액 조절, 저염식, 심장 부담 완화
    • 심부전 약물: ACE 억제제·ARB, 베타차단제, 이뇨제(스피로노락톤 포함)
    • 항부정맥제: 심방세동·심실빈맥 조절(아미오다론, 베타차단제)
    • 면역조절제: IVIG(1–2g/kg, 2일), 스테로이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자가면역성·과민성 심근염에 투여
    • 항바이러스제·항생제: 원인 병원체 확인 시 병원체별 치료
    • 기계적 순환 보조장치: ECMO, LVAD 선택 기준 및 관리
    • 심장이식: 말기 심부전·치료 불응 시 최후 수단
  3. 합병증 관리
    • 심장 압박 증후군: 응급 투석성 천자
    • 협착성 심낭염: 전측부 심낭절제
    • 심부전·부정맥·혈전색전: 표준 심부전 가이드라인 준수, 항응고제

추적 관찰 및 예후 관리

  • 추적 검사 주기: 급성기 1–2주 간격 심초음파·ECG, 이후 3개월→6개월→1년 주기로 감시
  • 바이오마커 측정: Troponin·BNP·CRP 정상화 여부 확인
  • 영상 재평가: 지속적 삼출·심근 섬유화 추적 위해 MRI
  • 생활습관 교정: 감염 예방(백신 접종), 금연·절주, 저염·저지방 식단, 적절한 유산소 운동

위와 같이 심막염과 심근염은 원인·분류·진단·치료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질환이다. 정확한 병인 규명과 단계별 치료 지침을 준수하며, 환자 맞춤형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장기 예후를 향상시키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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